마음의 앙금을 가라 앉히며 ..
멍하니 바라보는 가운데 세월은 가고 백발은 11월 억새가 되어 지름길로 와 있다 11월 나뭇잎은 살랑대는 바람에도 움켜 잡았던 손을 놓고 마지막 잎새들도 그리 오래 나를 기다려 줄 것 같지는 않다 머시 중헌디 ... 사느라, 살아가느라 나도 없고 계절도 잊었다 내 삶에 맑은 음색도, 경쾌함도, 은음함도 중저음의 깊은 울림도 없는 것 같다 치열하게 살아온 40년 과연 내 자아는 무엇이고, 나의 실체는 무엇이며, 내 뿌리는 얼마나 깊을까? 내 영혼에 순수함은 조금이나마 남아 있을까? 대장장이가 연장을 만들듯 풀무에 달구고, 모루위에서 두드리고, 차가운 물속에 담금질하면 그제사 단단해지고 내속에서 맑은 소리가 날까? 차라리 ... 가만히 두자 철장에 갇혀 자유를 그리워하는 짐승 같은 울부짖음도 그치자깃털 같..
유초잡감
2023. 11. 20. 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