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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앙금을 가라 앉히며 ..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1. 20.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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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하니 바라보는 가운데 세월은 가고
백발은 11월 억새가 되어 지름길로 와 있다

11월 나뭇잎은 살랑대는 바람에도 움켜 잡았던 손을 놓고
마지막 잎새들도 
그리 오래 나를 기다려 줄 것 같지는 않다

머시 중헌디 ...
사느라, 살아가느라
나도 없고 계절도 잊었다
내 삶에 맑은 음색도, 경쾌함도, 은음함도 중저음의 깊은 울림도 없는 것 같다

치열하게 살아온 40년
과연 내 자아는 무엇이고, 나의 실체는 무엇이며, 내 뿌리는 얼마나 깊을까?
내 영혼에 순수함은 조금이나마 남아 있을까?

대장장이가 연장을 만들듯
풀무에 달구고, 모루위에서 두드리고, 차가운 물속에 담금질하면
그제사 단단해지고 내속에서 맑은 소리가 날까?

차라리 ... 가만히 두자
철장에 갇혀 자유를 그리워하는 짐승 같은 울부짖음도 그치자

깃털 같은 가벼움으로 쉽게 나부꼈고
작은 소용돌이에도 중심을 잃었던 마음의 알갱이들이
앙금 가라앉듯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자신의 무게로 가라앉게 하고
가만히 천천히 파란하늘 맑은 단풍에 나의 마지막 순수를 걸러내자
...............
그러면 위에는 뭐가 남지 ..."청주" 
그려  ~~ 그리운 친구 오는 날
맑은 우정으로 따뜻한 청주한잔 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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