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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1. 20.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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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가방을 놓고
바바리에 손 푹 집어넣고 걷는 걸음이 가볍고, 인생이 가볍다
멋스럽게 두른 목도리의 따뜻함이 하루 첫 커피처럼 부드럽다

세월 따라 흘러온 60 여년 
돌아보면 더 좋은 길도 있어 보였는데
그래도 질러왔던 둘러왔던 이만큼 와 있고 지금의 이 자리에 서있다.

 미련을 가진들 이미 내 것이 아니고
욕심을 부렸던들 내 것이 되었을까?

주머니에 동전 몇 닢 밖에 없지만
따뜻한 밥 먹고 출근했고,
시간이 지나면 숙제도 끝나는 법

오늘은 졸이던 마음 내려놓고 잠시 '여유'라는 만용도 부려본다.
아 좋다 ~~ 욕심 부리지 않아도 될 자유
오늘은 서점부터 들러 두어 권 책부터 사야겠다.

 내년엔 또 어떤 길이 나를 기다리고, 가게 될까?
이순도 넘어 종심을 향해 가는 길에
내 귀도 마음도 부드러워지길 바란다.

오늘도 외쳐보자
이만하면 됐어- good enoug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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