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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편지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4. 1. 8.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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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 책을 정리하다 책속에서 35~40년 전쯤? 쓴 오래된 편지 메모 글을 발견했다. 
벌레 먹고 탈색한 벚나무 낙엽 대여섯 장도 함께 .....
지금 회사에 신입사원으로 왔을 때쯤인 것 같은데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라) 그 편지를 보냈는지 말았는지는 모르겠다. 
제목은 "친구와 세월"이라고 써져 있다
그땐 마음을 편지로 전했다.... 특히 학창시절엔 참 많이도 썼다, 하얀 편지지 위에, 잉크로 ...

-------------(전문)
친구야 고양이처럼 소리 없이 와있는 봄이 서글프다
쇠약한 육신을 간지럽히는 봄 햇살이 그래도 감미로운데 애써 슬프고자 하는 이유는 뭘까?
17:40분 퇴근 20분을 남기고 갑자기 놈(?)들이 보고 싶어진다.
주산 알 튕기는 소리와 타이프 소리만 사무실을 울릴 뿐 무거운 침묵이 짓누른다. 

우연히 뒤진 서랍에서 친구들의 연하장을 만났다
천정을 쳐다보며............"그래 그게 좋은데 ......."
변해버린 날들이다
흘려 보내버린 세월이기에 있을 미련도 없다마는 범죄처럼 등 뒤에 웅크린 추억이 
오늘 또  한 잔의 술을 기울이기에 명분을 준다.
"지명수배" .... 놈(?)들 한테 술친구가 되어주기를 구걸한다.
권기승, 개기희 ....
웬 놈들의 일도 그렇게 많은지 ... "바빠서",  "집에 가봐야 해"
×××들 !
애걸복걸하여 기승이 놈한테 20 : 30분까지의 시간을 구걸했다
물론 2차는 없다는 각서를 쓰고 ....
작은 희열과 함께 슬픔이 교차한다.
.
(중략)
친구야 그만 쓸란다. 
이렇게 사는 내가 밉지마는 
그래도 난 친구를 사랑하고 있다

"https://www.youtube.com/embed/qLXijFIWf6U" title="어니언스  - 편지 (19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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