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에는 부쩍 부고(訃告)를 많이 접한다. 살만큼 살고 나이가 들어 죽으면 호상(好喪)이라고들 하지만, 50, 60, 70의 나이에 질병이나 심장마비로 죽었다는 부고를 받으면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60 중반쯤 되다보니 날마다 은퇴를 생각하게 된다. 그게 회사의 필요에 의해 퇴직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이젠 자발적 퇴직도 검토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아서다.
걱정되는 것은, 과연 나의 노후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이다.
그래서 노후에 관한 책도 읽고 유튜브를 보면, ‘은퇴 후의 현실은 지금과는 완전히 다르다', 특히 '경제적 준비가 되지 않는 은퇴는 비참하기 때문에 죽을 때 까지 일하라’는 조언이 많고, 한편, ‘퇴직 후가 더 행복하다. 나는 은퇴 후 노는 삶을 선택했다”등의 긍정적인 조언도 있다.
사실 일 안하고도 돈 걱정 없이 여유롭게 잘 지낼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
결국, 각자 경제적, 심리적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형편에 맞는 선택을 하면 된다.
다행히도 나는 정년나이를 넘겨서까지 일할 수 있었으니 감사했고, 아들 딸 다 결혼 시켰으니 걱정거리도 없다.
그런 만큼 어느정도 준비만 되어있다면, 스트레스 받고 눈치 보며 일하느니, 퇴직을 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사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는 생각은 든다.
그러려면 지금부터 퇴직 후의 삶과 비슷한 씀씀이나 생활패턴으로 체질을 바꾸어 가고, 퇴직 후 하고 싶었던 일들을 지금 조금씩 실행에 옮겨보는 것이 좋다.
은퇴 후 가장 중요한 것이 경제적 문제이고, 그 다음이 갑자기 생겨버린 긴 시간을 뭐하며 보낼 것이냐다. 노후에 돈이 없으면 삶이 비참해지고, 할 일이 없으면 심심해 죽는다.
물론 은퇴 시 그런 것들도 당연히 고려해야겠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삶을 대하는 마음과 자세이고, 자신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의 삶을 산다는 것은 남에게 종속된 삶이 아니라,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되어, 온전히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따라서 잘 산다 못 산다 남들의 평가에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철학은 현실 너머의 근본을 바라보는 것이다. 삶의 이치를 깨닫는 것이다.
이렇게 나름의 인생철학이 정립되면 모든 것에서 평온함을 느낀다. 부와 명예 권력에 욕심낼 것도 없다. 남들이 가진 것을 부러워 할 것도 없고, 내가 못 가졌다 해서 위축될 것도 없다. 너는 너의 삶을 살면 되고, 나는 나의 삶을 살면 되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가지면 어떤 어려움도 철학적으로 이해함으로써 이겨 낼 힘이 생기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우리 모두는 오래 살기를 원하고, 행복하기를 원한다.
그런데 그 행복의 정의란 뭘까? 어떻게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행복‘은 만족감, 즐거움, 여유 같은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상태다. 이런 감정은 원하는 것을 가짐으로써 얻는 만족감,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 등을 다 포함한다. 그리고 행복을 느끼는 방식과 정도 역시 자신의 위치와 형편에 따라 다르다.
어떤 사람은 부와 명예 권력을 얻기 위해 자신을 혹사하고, 정의롭지 못하게 사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자연인이 되어 유유자적한다.
이렇게 원하는 걸 다 가지면 행복할까?
새 차, 넓은 집, 고급 인테리어, 명품 등 우리가 간절히 갖고 싶었던 것들도 막상 가지고 나면 금방 익숙한 것이 되어 또 새로운 것을 욕망하게 된다.
부, 권력, 명예 등 사회 속에서 나를 규정하는 속성들에 현혹되어 껍데기로 사는 삶은 진정한 나로 사는 삶이 아니다.
천석꾼에게는 천 가지 걱정, 만석꾼에는 만 가지 걱정이 있다.
사실 많이 가지면 많이 가질수록 걱정도 많고 풍파도 많다.
권력을 제 것 인양 휘두르는 권력자들이, 정치인들이 과연 행복할까? 온 동네 욕 얻어먹고, 권력을 남용하거나 비리에 연루되어 구속당하는 모습을 우리는 늘 목도하고 있다.
부자 역시 마찬가지다. 재벌도 하루 6끼 먹는 것도 아닌데 무리하게 사업 확장하다 망하고, 불법과 탈법을 저지르다 구속된다.
부자는 비가와도 걱정이고 눈이 와도 걱정이다. 남들 다리 뻗고 잘 때 사업 때문에 노심초사하며 잠 못 이루는 자들이다.
행복은 심리적 상태다. 더 많이 가졌다고 더 행복해 지는 것이 아니라, 걱정이 없고 불안하지 않는 평온한 상태가 행복이다.
다른 사람이 한다고 나도 따라 할 것이 아니라 때로는 ’NO‘라고도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외로운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다.
그렇게 할 때 결과를 떠나서 마음이 평안해진다.
욕심내지 않고, 무리하지 않고,
지금 내가 가진 것에 만족하고 감사할 때, 내 마음은 고요해지고, 내면의 평화 Inner peace가 온다.
그때의 평화는 순면의 산들바람처럼 부드럽고, 아카시아 향기처럼 은은하다.
그때 우리는 삶도 죽음도, 평온하게 내 것으로 받아 들일 수 있다.
그 내면의 평화가 바로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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