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떠남이다. 자유다.
일과 일상으로부터 ~ off 벗어나서, to ~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다.
일에서 떠나 쉼으로,
일상화된 것에서 새로움으로,
지루함에서 신남으로,
무거움에서 가벼움으로,
구속에서 자유로,
현실에서 꿈으로 떠나는 것이다.
바람처럼, 구름처럼 나 자신을 놓아주는 것이고, 수고한 자신에 대한 보상이다.
여행하는 동안에는 늙지 않는다.
여행지에서는 누구나 자유로워지고 평온해진다.
우주공간에서는 노화방지 유전자인 ‘텔로미어’의 유지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세포가 천천히 늙게 된다고 하는데, 여행지 역시 삶의 무게와 구속에서 벗어난 중력이 작용하지 않는 공간이어서 그럴까?
그래서 여행지에서 가벼워지고, 젊어지고,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가 된다.
여행하면 떠오르는 것은 가방이다.
여행을 떠날 때는 모두 가방을 든다.
공항에서 대형 캐리어를 끄는 사람은 미주나 유럽으로 떠나는 사람이고,
작은 캐리어 정도면 가까운 일본이나 동남아로 가는 여행객일 가능성이 크다.
배낭을 짊어진 사람도 있고, 슬링 백(가슴가방)에 힙색까지도 찬다.
모두가 여행에 맞게 필요와 이동과 행동을 자유롭게 하기 위함이다.
여행은 여행 가방을 쌀 때 부터가 사실상 여행의 시작이다. 그때부터 설렘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리스트를 작성하고 옷가지, 세면도구, 비상의약품, 헤어드라이어 까지 챙긴다.
그래, 그곳엔 술이 비싸니까 소주도 몇병, 과자도 몇봉지, 사진 찍을려면 옷도 여러벌 ....
이렇게 3박 4일, 4박 5일 여행임에도 혹시 필요할까봐 이것 저것 챙기다 보면 어느새 짐이 한가방이다.
그런데 막상 가보면 별로 쓸 일도 없고 오히려 짐만 되었던 경험이 많았을 것이다.
여행은 가벼워야 한다.
마음도 가벼워야 하지만, 짐이 가벼워야 몸도 가볍다.
가방이 무겁고 힘이 들면 마음의 여유도 없어진다.
그래서 여행을 갈 때는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진짜) 꼭 필요한 것만 가져가는 것이 좋다.
여행은 거추장스럽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손이 자유로워야 한다. 한손만 자유로운 게 아니라 두 손 다 자유로워야 한다.
특히 나같이 지도를 들고, 수첩에 여행기록을 적거나, 이동 중 스냅사진이라도 찍으려면 양손이 자유로운 것이 최고다.
그래서 나는 캐리어보다 배낭을 선호한다.
나는 여행 가방에 진심이다.
하드캐리어야 기본적으로 있지만,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알맞은 배낭이다.
단체여행이야 숙소에서 바로 버스를 타고 내리기 때문에 캐리어가 편하지만, 혼자 떠나는 여행은 매일 숙소가 다르거나 이동시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야하고, 또 많이 걸어야하기 때문에 배낭이 편하다.
그래서 여행 장소와 기간에 따른 몇 개의 배낭을 가지고 있지만, 정말 ‘이거다’ 싶게 마음에 쏙 드는 배낭이 없다.
그러다보니, 공항 같은데서 다른 사람은 어떤 배낭을 멨나 늘 쳐다보게 되고, 디자인이 예쁘거나 수납공간이 잘 된 배낭을 보면 사고 싶어진다.
가볍고 디자인도 멋진 배낭.
너무 크거나 작지도 않아 부담스럽거나 불편하지 않고, 수납공간이 많아 필요한 물건을 구분해서 넣을 수 있는 배낭.
몸에 딱 붙어 흔들리지 않고, 메면 기분이 좋아지는 배낭.
가끔 외국인들이 멘 배낭에서 '와 저거 괜찮네' 싶은 것이 가끔 보이기는 하는데, 막상 사려고 둘러보면 '딱 이거다' 싶은 것은 보이지 않는다.
한번은 제주 공항면세점에서 가격도 괜찮고 디자인, 수납공간도 좋은 배낭을 발견했다. 출발시간이 임박하는 바람에 구입하지 못한 것을 몇 번이나 아쉬워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미국 서부여행을 하면서 끝없는 모하비사막 고속도로를 달리다, 중간에 바스토 아울렛에 들렀는데 그곳 샘소나이트 매장에서 멋진 배낭을 발견했다.
등산용 배낭과 비즈니스 백팩의 중간 형태의 사각형 배낭인데, 크기도 적당하고 요란하거나 눈에 틔지 않아 여행과 출장용 다용도로 써도 될것 같았다.
등에 딱 붙는 착용감이 좋고, 가격도 10만 원대 후반이라 부담이 없다.
‘드디어 찾았다’는 기쁨에 바로 구입을 해버렸다.
앞으로 너는 내 여행의 동반자다.
별도로 어깨가방(슬링백) 하나 더 준비했다.
배낭과 별도로 여권, 생수, 티슈 등 간단한 소지품을 넣어 어깨에 메는 보조 가방이다.
작지만 안팎으로 포켓이 많아 구분하여 넣기 좋고, 가방을 어깨에 맨 채로 소지품을 꺼내고 넣을 수 있으니 진짜 편리하다.
물건이 없으면 접혀지고, 많으면 부푸니 생수, 간식거리, 여권, 잔돈, 휴대폰 등 자주 손이가야 하는 것들을 다 들어가고, 뛰어도 걸리적거리지 않으니 경쾌하고 자유롭다.
지난 8월 이 배낭으로 혼자 떠나는 일본 시모노세키 초밥여행을 다녀왔다.
나 같이 이곳저곳 옮겨 다니고, 많이 걷는 여행자에게 제대로 된 배낭하나는 꼭 필요하다.
별것 아닐 것 같지만 그 배낭때문에 또 여행의 기쁨이 더해진다.
여행은 배낭이다.
(이 배낭 안에는 여권, 세면도구, 충전기, 셀카봉, 약간의 달러와 엔화 등 기본 여행세트가 들어있다. 여기다 양말과 옷가지와 책 한권 넣으면 오늘 밤에라도 떠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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