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한권의 책을 다 읽고 책장 안에 들였다.
‘이제 뭘 읽지?’
이왕이면 남들이 다 읽는 베스트셀러를 읽으면 이야기 거리라도 생기겠지만,
나는 굳이 장르나, 작가, 출판연도, 두께 등을 따지지 않는다.
물론 새 책을 살 때는 이것저것 살피지만, 선물 받거나 나눔 받은 책이라 할지라도 그걸 읽지 않고 처박아 두거나 버리는 건 아깝기 때문이다.
모든 책은 그걸 쓴 사람의 마음과 에너지와 생각(철학이 아니어도)이 녹아있어 무언가 얻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나는 베스트셀러나 유명세를 타지 않더라도 내가 읽고 싶은 책을 고르거나 혹은 책속의 책을 산다.
‘책속의 책’은, 책속에 언급되는 책이다.
그런 책은 작가가 쓴 책보다 더 오래되었고, 오래된 책속에 나오는 책은 더 더 오래되었다.
그러다 보니 구하려해도 절판이 되거나 재고가 없는 경우가 많다.
세키 간테이의 《불량 노인이 되자》도 그 중 하나다.
제목이 호기심을 자극하고, 불량노인으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고 싶어 인터넷 서점을 뒤져도 책 재고가 없어 알라딘 중고서점에 직접 가서 겨우 책을 구했다.
나는 매일의 루틴으로 몇 페이지든 책을 읽는데, 오늘 아침 읽던 책을 다 읽어버려, 다시 책장에서 《스페인 너는 자유다》라는 책을 꺼내 들었다.
얼마 전 당근에서 여러 권 나눔 받은 책 중의 한 권이다.
손미나? ... 아나운서를 그만두고 여행작가로 변신한 그 손미나인가?
그녀는 1997년~2000년대 초까지 ‘가족오락관’, ‘도전 골든벨’ .... KBS9시 뉴스 진행까지 하며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중, ‘지금 아니면 앞으로도 떠날 용기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내면의 소리를 듣고 인기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스페인으로 떠났다.
자신이 간절히 원했던 것이었고, 그것을 실천에 옮겨버렸다.
나도 여행을 좋아한다.
역마살. 방랑벽 수준으로 문밖만 나가면 눈에 빛이난다.
그런 내가(근거 없는 자신감이지만) 은퇴 후 여행 작가를 꿈꿔보는 것도 얼마 전 손미나씨의 유튜브를 보고 나서다.
그래서 손미나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기분이 좋이진다.
손미나의《스페인 너는 자유다》프롤로그에 코엘료의《연금술사》와 무라카미 하루키의《먼 북소리》가 언급된다.
연금술사에 나오는 목동은 피라미드의 보물을 찾아 떠나려고 했지만, 자기가 가진 양들을 포기하지 못해 떠나지 못했다
(그 목동은 결국 여행을 떠났고 그 보물이 자신의 앞마당에 있다는 걸 깨닫고 돌아온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마흔을 넘기면 절대 하지 못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하다, 갖고 있는 것을 미련 없이 버리고 서른일곱에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났다.
파울로 코엘료, 무라카미 하루키, 손미나..그들 모두 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떠났다.
낭비가 아니라 자신을 찾는 여행이었고, 그리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움직이게 했고, 어떤 북소리가 가슴을 울렸는지 궁금하다.
책속에서 언급된 책, 《연금술사》는 읽었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먼 북소리》를 인터넷에 주문한다.
그런데 책이 품절되고 없다.
2019년에 출간되었고, 번역본은 2004년에 초판 발행되어 20년이 넘다보니 절판이 된 상태다.
더 궁금해진다. 어떤 먼 북소리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가슴을 울려 3년간의 유럽여행을 떠나게 했을까?
꼭 읽어봐야 겠다.
다행히 일본어 원서는 판매하고 있었다.
"그래, 일본어 원서이라도 읽자. 덕분에 일본어 공부도 하고, 내가 가진 언어로 나름의 번역도 한번 해 보는 거지 뭐."
《먼 북소리》 원서와 양산타워 북카페에서 우연히 발견한 책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를 주문했다.
새로운 책을 대할 땐 남녀가 썸을 타듯 늘 설렌다.
《스페인 너는 자유다》, 《먼 북소리》,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이 책들은 자신의 내면이 하는 소리를 듣고, 자신의 가슴을 울리는 먼 북소리가 들리면 떠나라는 것 같다.
나도 늘 꿈을 꾸고, 내게도 가슴을 울리는 북소리가 들려오는데 .... 떠나지 못하고 있다.
내 양들을 지켜야하기 때문이다.
'은퇴 후엔 바람처럼 떠나야지...' 그러면서 또 은퇴가 늦어지길 기다린다.
이 책들 속에서, 그들처럼,... 가진것, 소중한 것을 다 버리고도 떠나야 할 그 무엇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
60+의 시간,
나에게 있어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 절대 하지 못할 일이 무엇인가를 고민해보고 떠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부터 읽을 책, 내일 모레면 배송되어 올 책들로 난 이미 부자가 된 느낌이다.
《내가 생각한 인생이 아니야》 (3) | 2024.12.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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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식기 전에》 ... (2) | 2024.12.03 |
《모모》를 읽고 ... (7) | 2024.11.13 |
다시 《모모》를 읽다..(줄거리) (1) | 2024.11.06 |
책,...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3) | 2024.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