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상살이가 녹녹치 않다.
물가에, 일에, 돈에 시달리다 보니 물 없이 먹는 고구마처럼 세상살이가 팍팍하다.
나만 그럴까?
지나가는 사람 누구에게 물어보더라도 ‘세상살이 참 쉽다’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급여는 거북이 걸음이고, 나이 들면 임금피크나 퇴직으로 수입은 줄어드는데 돈 쓸 곳은 더 많이 생긴다.
자존심은 있어 남들에게 기죽지 않으려다 보니 자동차도 그럴 듯해야 하고, 울트라맨을 만드려는지 아이들 학원도 국영수, 예체능 오만곳에 다 보내다 보니 돈은 돈대로 들고 아이들도 죽을 맛이다.
거기다 내 집 마련한다고 대출도 한도 껏 땡기다 보니 월급을 받아봤자 이자 내고나면 재정적 여유가 없다.
어떤 친구는 부족한 재정을 매꾸기 위해 지인 몰래 대리운전을 하고, 어떤 친구 아들은 괜찮은 기업에 다니면서도 새벽에 아파트 세차를 하며 돈을 모아, 대출을 끼고 마침내 집도 샀다고 한다.
이렇게 모두들 열심히 산다.
가장으로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고, 남들보다 뒤처지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산다.
악착같이 삶을 살아내는 living이다.
그래야 한다, 나도 우리 모두 그랬다.
돈을 더 많이 모으고, 자식들 공부 잘 해 좋은 대학.좋은 회사에 취업하고, 좀 더 큰 차, 더 넓은 평수의 집을 사면 행복할 것 같아서다.
그런데, 집도 차도 번듯한데 외식한번 제대로 할 수 없고, 부모님과 자식에게 용돈 한 번 넉넉하게 드릴 수가 없으니, 삶은 지치고 사는 재미도 없다. 행복하다고 느끼지도 못한다.
삶도 이렇게 숨이 막히는데, 거기다 한 여름 무더위까지 더하니 숨쉬기는 더 벅차다.
주름 잘 잡힌 양복바지에 와이셔츠만 입다가, 쉬는 날 헐렁한 티에 반바지를 입으니 날아갈 것 같다.
작은 변화인데 가볍다. 편하다. 시원하다. 행복하다
여기 인생 철학이 있지 않을까?
그래...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여기에 목숨까지 걸지는 말자.
조금은 쉬엄 쉬엄하자.
사치하지 말고, 조금 덜 먹고, 조금 덜 쓰면 된다.
가진 것으로 자족감을 가지면 도력까지 갖추는 것이다.
살기위한 living에도 최선을 다해야 겠지만,
남에게 보여주기식이 아닌 나에게 최적화된 편한 삶, 가벼운 삶, 내가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철학'이 있는 삶이고, 그럼에도 기죽지 않는것이 '내공'이고, life다.
조용헌의 ‘내공’을 읽으면서 또 깨닫는다.
돈을 벌고, 육체를 단련하는 '외공(外功)'도 필요하지만, 인생에서 필요한것은 마음을 단련하는 '철학'과 '내공(內功)'이다.
내공이 쌓이면 남들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살 수가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매일 피부 관리를 하고, 비싼 보약.음식을 먹고, 근육을 키우고, 이 세상 다 자기 것인 양 권력을 휘두르고 남용하던 그 몸도 죽으면 썩어 백골이 된다.
백골관(白骨觀), 썩어 백골이 되어가는 모습을 직접 보아야만 그때사 깨달을 것인가?
한번뿐인 인생이기에 우리는 더 열심히, 더 잘 살아야 한다.
다만, 열심히 살아가는 Living 속에, 자신의 인생목표와 가치와 방향성이 있는 삶인 Life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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