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우리 친구야!
자네 무엇 그리 빨리 갔는가?
아직 해가 중천이고
사랑하는 아이들 손잡고 실컷 놀다가
서산에 해질 무렵,
황혼에 물든 노을도 즐기다가 천천히 쉬엄쉬엄 가면 될 걸 ....
달콤한 아카시아향이 은은하게 불어오고
하얀 울타리에 줄장미가 저리도 빨간 이제 5월인데
우리의 삶을 다 채우고
12월 마지막날 눈 내릴 때 가도 될 걸...
자네 무엇이 바빠서 그리도 빨리 갔단 말인가?
친구야
하얀 국화꽃 속 환한 모습의 자네가 금방이라도 달려 나와 악수라도 청할 것 같은데
왜 대답이 없는가?
오열하며 흘리는 친구들의 눈물에도 자네 어찌 말이 없는가?
이럴 줄 알았다면 바쁜 시간을 쪼개서라도 친구들을 자주 찾아보고
전화라도 한통해서 멀리 있는 나에게도 놀러 한번 오라고 했으면 좋았을 텐데...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이
우리도 언젠가 가야 할 그 길이지만, 자네가 조금 빨리 간 것 같아 아쉽구나.
그러나 친구야
자네 짧은 인생을 살다갔지만 자네의 삶은 알차고 보람된 인생이었네
맏형처럼 언제나 과묵하고
욕심 없이 화냄 없이 그렇게 살아온 자네가 아니었던가?
우린 자네에게서 구김 없이 모나지 않게 사는 법을 배웠고
열심히 사는 모습과 깊은 신앙심을 배웠고
오늘 사랑이 뭔지 우정이 뭔지를 또 새삼 깨달았다네.
자네 보았지?
자네 곁에 모인 우리 친구들,
먼 길을 달려와 통곡하던 친구들
우리 친구들이 보낸 조화
누가 묻더군
"나의 마지막 가는 길에 관을 들어줄 친구를 만들어 두었느냐"고..
그런 친구를 만들기도 어렵고 오래두기도 어려운데
자넨 참으로 좋은 친구를 많이 두었더군.
자네 마지막 가는 길을 우리 친구들이 끝까지 지키고 안아주지 않았는가 말이야
이제 우리들에게는 그 어리석은 질문에 대한 답은 '행동'이라는 걸 알았네.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걸세
친구야
지금 자넨 슬픔도 눈물도 고통도 더 이상 없는 천국에서 하나님 품에 안겨 있겠지?
자넨 갔더라도
자네의 뜻과 우정과 사랑은 영원히 우리의 마음속에 살아있을 걸세
자넨 정말 멋진 친구였고
그리고 영원한 우리 친구일세.
친구야 잘 가시게
그리고 이제 편안히 쉬시게
사랑한다 친구야
- 사랑하는 친구 ○○이를 보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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