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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선물하다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4. 5. 2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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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사는 아들에게 선물할 책을 주문했다.
집에 두고 간 책을 보면 인문학 책도 있지만, 돈의 흐름, 경제문제관련 책이 많다. 

학교 다닐 때 공부는 잘 못했지만 책 읽는 것을 좋아했고,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는 탁월한 감각과 지식과 가지고 있는 아들이다. 
나도 나름 세상을 알만큼 알고 필요한 지식도 있어서 어지간하면 남에게 설득당하지 않는데, 아들과 대화하다보면 나도 모르게 설득 당하고 만다. 

나이가 어린데도 분명한 자신만의 원칙과 철학이 있고, 시람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는 뭔가가  있는 듯도 하다.
게다가 쓰는 어휘나 주장의 전개에도 현실과 논리가 뒷받침 되니 반박을 못하고 결국 설득을 당하는 것이다.    

'공부도 못하던 놈이 말은 참 잘 한다'는 생각에 깜짝 놀라기도 하고, '이놈 어디가서 굶어죽지는 않겠다'는 생각도 든다.
한편, (나도 세상살면서 이리 저리 흔들릴때도 있는데) 가족, 직장, 경제, 행복, 삶에 대한 선이 분명하고, 목표도 확고해 잘 살든 못 살든 이제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내버려두어도 걱정없을 것 같은 안도감도 든다. 

타고난 끼도 있겠지만, 아마 다양한 장르의 책도 많이 읽어서 논리와 순발력이 뒷받침 되는 것 같다.   
그래도 아들 생각이 늘 옳다는 것을 인정해 버리면, 그것이 자만이 되고, 고집이 되고, 교만해 질까봐 중간 중간 브레이크를 걸고 꼰대같은 이야기도 하고 논쟁도 한다. (꼰대 이야기가 진부하지만 절대 틀린것은 아니다. )

그래서 “아들 지금 아주 잘 하고 있다, 지금의 그 생각과 철학을 잘 다듬고 안정화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책을 많이 읽어라”고 권한다.
가상한 것은 아들은 책을 읽다가 “마음에 감동을 주는 내용이 있으면 노트에 별도 적어두고 반복해서 보고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지금 34세이지만) "38세 때까지 책을 한권 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으니 대견하고 당돌하기도 하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가 읽을 책 중에서 아들에게 읽히고 싶은 책, '인생은 실전이다',  ‘세이노의 가르침’과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만한 ‘나는 말하듯이 쓴다.’, ‘카피 책’을 주문했다. 
책을 사면서 며느리도 있는데 어찌 아들 책만 사겠는가? 
며느리의 독서 스타일은 잘 몰라 좀 가벼운 책을 준비한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가.’, ‘이처럼 사소한 것들’

시간이 나면 서점에 가서 책 향기도 맡고 책의 내용도 좀 보고 사야하는데, 일이 바쁘고 정신이 없다보면 우선 책 제목만 보고 사는 경우도 많다. 
이런 들 어떻고 저런들 어떠랴,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없다. 
새 책 헌 책, 좋은 책 나쁜 책이 없다. 나는 재활용 더미에서 읽을 만한 책을 발견하면 가지고 와서 읽는다. 

책을 읽다 보면 꼭 밑줄 그을 부분이 있고, 골라 읽지 않더라도 2만원 미만의 책을 통해 지식과 행복을 얻을 수 있다면 분명 남는 장사니 아무책이나 닥치는 대로 읽는 것도 방법이다.
LA에도 한국서점이 있겠지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으면 책 생각이 안날 수도 있고, 또 구매의 번거로움도 있다면 한국에 있을 때 보다는 책 읽는 것이 분명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아들부부의 초청으로 미국에 가면서 뭘 선물할까 하다가 난 선물로 책을 준비했다.
준비하는 나도 설레고 책을 받고 기뻐할 아들 며느리를 생각하니 벌써 기분이 좋아진다. 
난 병문안 갈때, 보고 싶은 친구에게 가끔 책을 선물한다.
누군가도 나에게 책을 선물해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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