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책,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4. 5. 13. 16:38

본문

지난 동기회 때 정원수 회장이 친구들에게 선물해준 "만일 내가 인생을 다시 산다면"을 읽었다.
59년생 김혜남 작가, 우리와 거의 동갑인 정신분석 의사인 그녀가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인생을 후회 없이 재미나게 사는 지혜와 철학이 담긴 책이다.

책의 서두부터 가슴에 새기고 싶은 문장들이 철렁 철렁 다가온다.
“세상에 문제없는 사람은 없다. 나 역시 부끄러움이 많지만 그런 나를 용서하기로 했다”, “인생을 너무 숙제처럼 생각해 의무와 책임감에 치이다 보니 정작 누려야할 삶의 즐거움을 놓쳐버렸다. 이제부터 스스로를 닦달하지 않고, 너무 고민하지 않고, 나 자신을 챙기며 그냥 재미나게 살려고 한다.”  
이 한 줄이 이 책의 전부다. 
파킨슨병을 앓으면서도 꿈꾸기를 멈추지 않아서인지 “사는 게 재미있다”는 김혜남 작가.

우리 모두는 살아가면서 많은 일들을 겪게 된다. 
자랑스럽고 뿌듯했던 일도, 사기를 당하거나 잘못 판단해 손해를 본 일도, 돌아보면 부끄러운 일도 많다. 
깊은 상처를 남긴 일도, 두고두고 후회스러운 일도 있다. 
그러나 그런 모든 삶이 내것이다. 
이젠 그런 자신을 용서하고 온전히 받아들임으로써 자신과 화해를 해야 한다.


우리는 인생을 너무 숙제처럼 생각하며 살아간다. 
비단 나 자신뿐만이 아니라 아내에게도, 자식들에게도, 직장생활, 사회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안하면 안 되고, 꼭 해야 되고, 잘해야 하고, 더 빨리 해야 하고, 남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된다는 강박에 갇혀 살았다. 
치열하게 살아오다 보니 오히려 나 자신과 주위를 차분히 돌아볼 시간마저 없었다. 그러다 막상 가족과 멀어지거나, 퇴직을 하거나, 건강을 잃게 되면 이 모든 것이 후회로 남는다. 
세상 참 희한한 것이 (내가 아파보니), 내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았는데 세상은 멀쩡하게 잘 돌아가는 것이다.   
괜히 나만 인생을 숙제처럼 살았고, 그 와중에 팽개쳐진 건 정작 나 자신이었다. 
돌이켜 생각해 보니, 가끔 울타리에 갇혀 자유를 그리워하는 짐승처럼 울부짖었던 것도 같다. 
그때 꼭 그랬어야만 했을까?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어렵고 힘들지만 그 가운데서 즐거움을 찾고, 지나친 이상과 욕심을 덜어냄으로서 오히려 행복은 더해진다는 김혜림 작가의 외침, 삶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파킨슨병을 앓으며 깨달은 삶의 이야기가 "제발 후회 없는 인생을 사세요" 라고 호소하는 것 같아 가슴에 비수처럼 꽂힌다.

지금 우리 나이, 건강, 경제적 독립, 외로움의 위험으로부터 노출될 가능성이 많은 나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철학이 필요하다. 이제는 담담히 삶을 관조하고, (개똥철학이라도) 철학을 할 나이다.    
제목처럼 인생을 다시 살 수는 없지만 ...남은 인생이라도 자신을 사랑하며, 정작 누려야 할 삶의 즐거움을 누리며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 

제발 인생을 숙제처럼 살지 말자. 
내가 없어도 세상은 돌아가고, 하나의 문이 닫히면 또 하나의 문이 열린다. 
더 이상 고민하지 말고 그냥 재미있게 살자 

728x90

'유초잡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책을 선물하다  (0) 2024.05.20
한가하다는 것  (0) 2024.05.16
에구 곰단지야  (0) 2024.05.10
읽고 지우고 쓰고 ...  (0) 2024.05.09
내가 바라보는 나  (0) 2024.05.07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