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도 고양이처럼 가만히 왔다 갔고,
키 큰 나무의 꽃들이 지자 이젠 키 작은 풀꽃들이 핀다.
어느새 세상은 초록이다
4월 말, 봄의 한가운데 인데도
내 마음은 아직 움츠려있고,
벌써 반팔 입은 사람들이 보이는 걸 보니 곧 여름이려나 보다.
일이 바빠서 일까?
마음이 식은 걸까?
한때 총무다 회장이다 사회활동할때는 스케줄에 빈칸이 없었는데
이젠 중요하지 않은 일까지 적어도 빈칸이 많다.
맞다. 나이가 들면 관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관계를 정리해야 할 시기다.
수시로 불필요한 전화번호를 삭제해 나가고,
꼭 필요한 모임이 아니면 불참하거나 댓글도 남기지 않는다.
세상의 중심에 서고 세상이 나를 기억해주기 보다 조용히 잊혀지길 바라서다.
난 늘 그 자리에 있는데
벚꽃은 저 혼자 피었다 가고, 사람도 떠났다.
(내가 떠나보낸 것도 아닌데) ... 떠나고 보니 다 시.절.인.연.이었다
오고, 머물고, 가는데 마음을 두지않고, 그립단 말도 이젠 잊어버렸는데
석양을 보면 눈가에 물기가 촉촉해 진다.
무슨 기다림이라도 있는 걸까?
시절인연?
떠나 보내고, 떠난 것에는 혹 나의 정성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만나고 떠났다고 다 시절인연만은 아니다.
좋은 인연은... 떠났더라도 나의 '운명'이 된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이라도 씹어야 맛있다".
"나이가 들면 잘 삐진다. 묻지도 말고 따지지도 말자"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마음을 담고, 정성을 들이면
떠나는 '시절인연'이 아니라 참 '좋은 인연'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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