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나미처럼 한바탕 꽃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 어느새 연둣빛 새싹이 돋고,
황톳 빛 대지에도 파란 양탄자가 쫙 깔리는 걸 보니 봄의 한가운데 쯤인것 같다.
매년 봄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동아대 뒤 구덕산 허리의 묽은 색의 봄빛은 한폭의 수채화다.
뭉클 가슴으로 다가오는 느낌을 글로 적어보고도 싶지만 나의 형용사가 너무 짧고, 가는 길이 바빠 그냥 풍경으로만 담아둔다.
산에서, 강가에서 전해오는 은은하고 맑은 향기, 봄 색깔, 담백함.
산에 올라가보지 않아도, 거기 하얀 벚꽃, 노란 개나리, 분홍의 복사꽃, 진달래, 우윳빛 목련 , 산수유가 가득 피어 있을 테고, 낙동강 포삭한 대지에는 방금 눈을 뜬 새싹들이 아장아장 자라며 친구들과 키를 맞추고 있을게다.
4월 초쯤부터 만개해 온 천지를 하얗게 덮었던 벚꽃들은 벌써 스러지고 있다.
지난 가을, 낙엽 진자리에 만들어 두었던 꽃눈에서 이제사 겨우 환희의 꽃을 피워냈는데, 한 열흘 남짓 머물다가 지고 마는 벚꽃을 보노라면 인생의 무상함을 느낀다.
벚꽃이 지되 하염없이 진다. 살랑대는 바람에 꽃비가 되어 나부끼고, 맥을 놓고 자신의 무게로 낙화하며 '스.러.진.다'
‘봄은 짧아 아쉬운 청춘 같다’더니, 청춘을 다 보낸 우리도 언젠간 저렇게 스러지고 마는걸까?
아 ~ 가는 봄이 아쉬워 며칠이라도 더 붙잡고 싶지만, 꽃이 피고 지는 것도 섭리요 진리다.
나는 늘 그 자리에 있는데 ...
다만 내 곁의 꽃과 시절인연들이 덜컹 왔다가 소리없이 떠나갈 뿐
깊은 내공에서 바라보니 오늘 하염없이 지는 저 꽃의 멸(滅)마저도 처연히 아름답다.
벚꽃이 스러지는데 ...난 사람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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