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국가의 정통성을 이야기 할 때, 5천년 역사와 ‘한민족’이라는 순수혈통을 가진 ‘단일민족국가’임을 강조하여 왔다.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전문과 헌법4조에도 '통일을 지향하고 추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러한 선언과 자각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정체성과 소속감을 고취시켜 생사와 희노애락을 함께하는 구심점으로 작용하여 왔고, 따라서 그런 사람들끼리 한 나라를 이루는 통일은 민족적 사명으로 정당화 되는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단일민족국가가 아니라는 반론도 많다.
대륙과 해양이 교차하는 지정학적 위치상 다양한 인종이 끊임없이 유입될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고, 이로 인한 다양한 인종의 교류와 결합이, 오히려 독특한 우리 문화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전 금융감독원장)는 한민족의 역사와 활동범위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만주 발해만 일대를 포괄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며, 우리의 유전자, 언어, 유적, 유물들을 분석한 결과 중국북방과 유라시아 대초원의 북방민족과 혈연적으로 가깝고 이들과 교류, 이동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고 주장한다.
또한 인류의 이동경로로 볼 때도 중앙아시아→알타이지역→바이칼 호수→만주→발해만→한반도로 이동한 사람이 융합되어 한민족이 형성된 ‘혼혈민족’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한반도만 따로 떼어 한민족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하였다.
따라서 민족주의적 역사관을 더 냉철하게 살펴야 하고, 과도한 역사인식이나 편협함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고고학’과 DNA분석결과 한민족이 단일민족은 아니라고 할지라도(100% 순혈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한국은 동일언어, 동일문화, 동일인종비율이 가장 높은 세계유일의 ‘단일민족국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한국의 특유한 강한 민족주의와 자긍심은, 대한민국을 '다른 나라와 구별'하는 기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단일민족국가라는 개념과 한국적 민족주의도 세계화가 확산되면서 점점 약해지고 있다.
1990년대부터 한국남성과 외국인 여성간의 국제결혼이 증가하고, 88올림픽 이후 한국의 산업과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산업현장의 인력부족 및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1993년 산업연수원생제도를 실시하고, 2004년부터는 합법적인 취업자격을 갖추고 국내에 취업할 수 있도록 고용허가제를 실시했다.
이후 국제이주여성 및 외국인근로자가 국내에 많이 유입되면서 ‘다인종.다문화’라는 개념도 본격적으로 등장하게 된다.
2019년 UN의 국제이주보고서를 보면 전세계이민자 비율은 3.5%정도이고 선진국 평균은 12%정도이다.
캐나다 21.3%, 미국15.4%, 노르웨이 20%, 북유럽 14.3%, 서유럽15.6%, 뉴질랜드 22.3%, 중동국가의 경우 UAE 87.9%, 쿠웨이트 72.1%, 사우디 38.3%나 된다. (실제 체류하는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
반면, 인구대국인 중국은 0.1%, 인도는 0.4%로 이민자 비율이 낮으나, 중국의 경우 한족, 몽고족, 조선족, 위구르족 등 언어와 외모가 다른 56개 민족이 모여 중국을 구성하고 있어 다민족국가이지 단일민족는 아니다.
경제규모가 크고 선진국대열에 있는 일본은 2.0%, 한국은 2.3%(체류외국인은 4.7%)에 머물고 있어 다인종.다문화주의 수용에 소극적인 국가이다.
중요한 것은 2000년 일본의 국제이민자 비율이 1.3%, 한국이 0.5%였는데, 지난 19년 간 일본이 54% 증가한 반면, 한국은 360%나 증가함으로서, 한국이 일본보다 훨씬 더 빠르게 다문화사회로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산적으로 외국인 비율이 5%가 넘으면 '다문화사회'라고 한다. 현재 국내 체류외국인이 약 250만명, 4.7%정도에 달하고, 한국의 인구감소 문제나 산업현장의 노동력 확보를 위해 외국인력 도입 불가피성 등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다문화사회가 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공존하는 다인종.다문화사회에는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동시에 존재한다. 농어촌이나 저소득층 총각의 결혼문제 해결, 인구감소 문제 해결, 산업인력 확보등의 긍정적인 면이 있는 반면, 인종간의 갈등, 인권침해, 매매혼이라는 비난, 가정불화, 자녀 교육문제, 병역문제 등의 부정적인 면도 있다.
이제부터는 어떻게 우리 국민들간, 또 다문화가족들과 함께 사회통합을 이루어가느냐는 것이고, 이를 통해 세계속에 강한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런 다문화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하여는 추후 별도로 포스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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