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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허구의 등장과 협력)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2. 22.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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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의 등장과 협력)

 사피엔스는 영장류 과 / 호모 속 / 인간 종 이다. 
생각을 하고, 도구를 발견하고, 불을 사용하여 익혀먹을 줄 알게 된, ‘지능이 뛰어난 동물’이었던 ‘인간종’이, 7만년 ~ 3만 년 전 새로운 사고방식과 놀라울 정도의 유연한 언어를 사용하여 의사소통을 하는 ‘인지혁명’을 일으키고, 이와 함께 전설, 신화, 신, 종교 등이 처음 등장한다. 

 인지혁명에 이은 ‘뒷담화 이론’은, 누가 신뢰할만한 사람인지에 대한 '믿을만한 정보가 있으면 작은 무리도 큰 무리로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사피엔스가 더욱 긴밀하고 복잡한 협력관계를 발달시킬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사자는 우리의 수호령이다”라는 등, 허구를 말할 수 있는 능력이야 말로 사피엔스가 사용하는 언어의 가장 독특한 측면이다. 허구는 위험한 오해를 부르거나 주의를 흩트릴 가능성이 있지만, 허구 덕분에 우리는 개인의 단순한 상상을 넘어 집단적으로 같은 상상할 수 있게 되었다. 

 많은 숫자가 모여 협력을 하려면 정보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뒷담화’다. 과학적 결과에 의하면 뒷담화로 결속할 수 있는 집단의 자연적 규모는 약 150명이라 하는데, 호모사피엔스는 어떻게 이 결정적 임계치를 넘어서서 수십만이 거주하는 도시, 수억 명을 지배할 수 있는 제국을 만들 수 있었을까? 그 비결이 바로 허구의 등장이었을 것이다.

 인간은 성경의 ‘창세기’나 현대국가의 ‘민족주의 신화’와 같은 공통의 신화를 짜낼 수 있고, 서로 모르는 사람이라도 공동의 신화를 믿으면 성공적 협력이 가능하다. 
신화는 사람들의 ‘집단적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지만, 그런 신화들 덕분에 사피엔스는 이방인을 포함한 많은 숫자가 모여 유연하게 협력할 수 있었고, 그것을 통하여 만들어 낸 것이 원시부족, 고대국가, 중세교회, 고대도시 같은 것들이다. 

 이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사피엔스가 ‘세상을 지배하는 이유’이다. 
사피엔스는 어떻게 그 허구를 통해 질서를 만들어 냈을까? 

 고대 수렵채집인 사이에서는 애니미즘 신앙이 일반적이었다. 장소, 동물, 식물, 자연현상이 의식과 감정을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말이나 노래, 춤이나 의식을 통해 정령과 직접 소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샤먼’은 필요하다면 정령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고, 보름달이 뜰 때 불 주위에 모여 함께 춤을 춤으로서 사회적 질서를 강화했다. 

 고대 메소포타미아 ‘함무라비 법전’ 역시 만신전 중에서도 주신인 ‘아누’, ‘엔릴’, ‘마르두크 신’이 함무라비에게 임무를 주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흰두교에도 창조신화가 있다. 흰두교 신들이 원시인간인 ‘푸르샤’를 이용해 이 세상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푸르샤의 눈으로는 해를, 뇌로는 달로, 입으로는 브라만(사제)을, 팔로는 크샤트리아(전사)를, 넓적다리로는 바이샤(농부와 상인)을, 다리로는 수드라(노예)를 만들었기 때문에 이런 차이를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여기는 것이 바로 흰두교의 ‘카스트제도’다. 
 모두 허구를 등장시켜 만든 상상의 산물이지만, 사람들은 이런 질서를 받아들이고 있다.

 기독교 역시 공통의 종교적 신화에 뿌리를 두고 있다. (주: 이 부분은 유발하라리의 생각이므로 종교적인 문제로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하나님이 태초에 6일에 걸쳐 천지 만물을 창조하고, 흙으로 사람의 모양을 빚어 코에 생령을 불어넣음으로서 사람을 지었고,  첫 번째 인간 아담의 갈비뼈 하나를 뽑아 여자를 만들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죄에서 구원하기 위하여 독생자 예수를 이 땅에 보내주셔서 그를 믿는 자 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해 주신다. 예수님은 공생에 동안 죽은 자를 살리고, 소경의 눈을 뜨게 하고, 앉은뱅이를 일으키고, 병자를 고치는 등 많은 이적과 기적을 보이셨다. 그리고 마지막 심판 날에 그리스도를 믿는 자는 천국으로 가고, 믿지 않는 자는 영원히 불타는 지옥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그리스도 인들은 이 모든 것을 믿는다. 보지않고 의심하지 않고 믿는 자가 복이 있기 때문이고, 하나님의 말씀을 거역하는 자에 대한 하나님의 진노와 벌이 무섭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공통의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기꺼이 십자가 전쟁에 참여하거나, 헌금하는 것도 이런 신화가 질서를 만들고 서로 협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고대 원시인들이 믿는 정령과 흰두교, 중국의 여와여신, 단군신화와 제사를 지내는 조상신은 허구일까? 그리고 하나님과 예수마저도 모두 사피엔스의 풍부한 상상력과 그들이 지어내어 서로 들려주는 신화일 뿐이고, 그 신화는 신화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일까? 

(이 모든 것은 여러분의 판단에 맡기고, 본 글 3편에서는 '상상의 실제와 모순'에 대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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