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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득이..'에서 "나는 짬뽕, 보통"으로 ..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2. 21.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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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인지 5일째 인후통, 기침, 콧물, 오한에 시달린다.
지난주일 아침 목이 칼칼해서 방안 공기가 탁했으려니 했는데 아무래도 독감인 것 같다.

연말이다 보니 이런 저런 모임이 많다.
금요일은 회사 전체 회식이라 부득이 ....
토요일은 부산 고교동기들 모임이라 부득이 ....
주일은 찬양대라 목이 따갑지만 부득이...

오늘은 또 대학원 골프모임 송년회가 있다
월요일 병원 가서 주사 맞고, 약 지어 먹고 
기필코 오늘까지는 회복해서 이 모임은 꼭 참석하려 했는데 
이런 상태라면 오히려 민폐가 될 것 같아  ..... 진짜 부.득.불. 불참을 통보한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양한 사회관계에 속하려하고, 그것을 통해 서로 의지하고, 보호받고,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는다.  
모임에 참석하는 것 역시 소속원으로서의 책임과 도리를 다하는 것도 있겠지만
한편 스스로 좋아서, 불참에 따른 비난이 무서워서, 건강을 무시하고 기꺼이 참석하는 경우도 많다.
 
며칠 전 “꽃은 피고 볼 일이다”를 글에서, “조건을 달지 말고,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하라”고 한 적이 있다. 
우리는 무언가를 선택함에 있어 먼저 남의 눈치를 보고, 조건과 손익을 따진다.
이러다 보면 늘 흐리멍덩 하고, 사람이 분명하지가 않다. 
물론 다수의 의견을 따라가고, 본인의 의사를 적당히 유보하면 중간에는 들고, 눈총도 원망 받을 일이 적다. 
하지만 매사 그렇게 살수는 없지 않은가.

때로는 남의 눈치를 보지말고, 손익을 따지지 말고, 그냥 마음이 내키는 대로 하는 것도 필요하다. 
 “좋으면 좋다, 아니면 아니다” 를 분명히 말하자. 
“넌 뭐 시킬래?”,....“그럼 나도 같은 걸로”....가 아니고, “난 짬뽕, 보통”하고 자신의 의사를 분명히 표현하자.   

독감으로 몸의 컨디션이 정상은 아니지만, 미안한 마음에 그래도 가야되지 않겠느냐는 의무감과,  이 상태로 가면 몸도 더 악화되고 참석자들에게도 도움도 안 된다는 현실속에서 갈등하다. ...  '독감으로 참석불가'라는 문자로 상황을 종결한다.   

뭐라 하든 말든 마음을 표현하고 나니 속시원하다. 이제 안가도 된다. 그러고 나니 고민도 없어지고 마음도 편하다. 

그게 머시라꼬... 
마음과 행동이 다른 '부득이'가 아니라, “나는 짬뽕”으로 분명히 나를 표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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