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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사막 챠강티메 이야기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2. 8.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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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방영된 다큐멘터리 챠강티메 이야기다.  
‘챠강티메’는 몽골어로 흰 낙타라는 뜻이다.
챠강(흰)티메(낙타)는 몽골 유목민들에게는 신성한 존재다. 
유목민들은 챠강티메가 죽으면 하늘로 올라간다고 믿고, 그들이 살 수 있는 원동력인 가축의 번성과 건강을 위해서 흰 낙타 챠강티메를 제물로 바친다. 

다큐 속 챠강티메는 30세(사람나이 80세 정도)의 나이에 제물로 바쳐진다.
여기서 제물은, 죽여서 신에게 바쳐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있는 상태로 고비사막에 자유롭게 풀어주는 것이다. 
제물로 바쳐지는 챠강티메에게 주인 후휑은 이렇게 말한다. 
“넌 어디든지 갈 수 있고, 언제든지 돌아올 수 있다. 너는 영원히 자유다”
“나는 너를 죽이거나 잡아먹지 않고 자비를 베풀겠다. 남에게 팔지 않고, 때리지 않고, 상하지 않게 하겠다. 적절한 시기에 너의 털을 깎아주고 잘 먹여 보호해 주겠다.”
늙은 챠강티메를 떠나보내는 노옹 후휑의 기도는 자연 앞에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한(恨)이요, 보내야하는 안타까움이요, 건강하게 잘 살아주길 바라는 간절함이요, 소원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기원이다. 

챠강티메 역시 이런 염원을 아는지 1년에 한번 씩 주인을 만나기 위해 약속장소로 오고, 후휑은 이 약속을 17년째 지켜오고 있다,  

선택하지 않았지만 신성한 존재가 되어, 자유함과 고독함을 함께 얻은 챠강티메.
잠깐의 보살핌을 받은 후 다시 떠나는 챠강티메.  
돌아서 정처 없이 떠나야 하는 챠강티메는 얼마나 고독하고 외로웠을까?

챠강티메는 지금도 사막을 외롭게 걷고 있을까?
하늘로 올라갔을까?

모래바람에 마두금은 외줄기로 슬피 울고,
황량한 고비사막에 울리는 유목민의 마두금 소리는 가슴을 저민다

https://www.youtube.com/watch?v=Bb4Yk2Y0n0g&pp=ygUJ66eI65GQ6r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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