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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1. 27.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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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에 주의를 거듭한 덕에 오래 버텼지만 뒤늦게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나도 역시 다른 사람들과 다를 바 없는 사람인가 보다.
자의 반 타의 반, 격리된 열하루 동안 할 일이라곤 매 끼 아내가 방으로 배달해주는 밥을 먹는 일과, 혼자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 일밖에 없었다. 
감사하게도 미리 사둔 책들이 있어서 읽을거리가 있었고, 출근할 필요가 없다보니 새벽 2시까지 독서 삼매경에 빠지기도 했다

데일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세익스피어의 “햄릿”, 한근태의 “당신이 누구인지 책으로 증명하라”, 그냥 싼 맛에 사두었다 읽지 않았던 제인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도 읽어버렸다.
그럴 것 같은 뻔한 이야기일 때도 있지만 .. 그래도 모든 책은 밑줄 칠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다 읽어버렸는데 이제 뭐 읽지 ..... 
서점엔 재고가 없어 인터넷 중고서점에 주문했던 “빅 시프트”도 책이 없다며 환불처리 되었다고 문자온다.  

책장을 뒤적여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를 꺼내 다시 읽었다. 
책을 읽었다고 해서 다 기억에 남는 것도 아니기에 다시 읽는 연금술사는 또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 온다. 
('연금술사'는 철이나 납같은 금속으로 '금'을 만들수 있는 기술을 가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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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술사'는, 자아의 신화(꿈)을 찾고, 보물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나 마침내 진정한 보물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돌아오는 양치기 산티아고의 이야기다 
산티아고는 한 노인(예루살렘 왕의 분신)을 만나 피라미드 근처에 보물이 있다는 말을 듣고 기르던 양을 전부 팔아 보물을 찾아 나선다. 
대상들과 함께 사막을 건너면서 납으로 금을 만들 수 있는 연금술사 이야기를 듣고 흥미를 느낀다. 그리고 사막 한가운데서 연금술사를 만난다. 

여행길에서 산티아고는 돈도 잃어버리고 목숨을 날릴 뻔했던 일도 있었지만 산티아고는 다시 돈을 벌었고, 낙타 한 마리와 금화 오십개, 가장 소중한 보물인 아름다운 여인 파티마를 만나 고향으로 돌아가 부자로 살 수도 있었지만 산티아고는 신화를 찾는 자신의 여행을 포기할 수 없었다. 
연금술사 역시 " (낙타, 돈, 금화, 여인 ...) 그것들 중 어느 하나도 피라미드에 가까이 있지 않다.” 며 "그대의 보물이 있는 사막속의 피라미드로 가라"고 한다. 

인간은 보물을 얻더라도 금방 보물의 존재를 망각하고 또 다른 보물을 찾아 떠나게 될 것을 알았기 때문일까?
“어째서 스승님을 연금술사라고 부른 것일까요?”
“내가 연금술사이기 때문이지”
“금을 만들려다 실패한 연금술사는 뭐가 잘못되었다는 거죠?”
“그들은 단지 금만 구했네, 자아의 신화, 그 보물에 집착했을 뿐 자아의 신화를 몸소 살아내려고 하지 않았어, 
그대의 마음에 귀를 기울이게, 그대의 마음이 가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기 때문이야. 
사람들은 눈앞에 엄청난 보물이 놓여있어도 절대로 알아보지 못하지”

사막은, 사막이 주는 침묵과 고요 속에서 자기 자신을 만나고, 마음이 자기에게 하는 말을 들을 수 있는 곳이고 시간이다.  
산티아고는 사막을 지나며 연금술사로부터 만물의 언어, 사막의 언어, 생명의 언어를 체득하고, 아무 말도, 아무런 간구도 없는 간절한 기도를 통해 바람을 일으키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된다. 
피라미드를 앞두고 연금술사는 납으로 금을 만들어 산티아고에게 주면서 헤어진다.

마침내 피라미드에 이른 산티아고는 보물을 찾아 밤새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도록 땅을 팠지만 아무것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때 무장한 병사들이 다가와 묻는다
“여기서 뭐해” 
“보물을 찾고 있었어요”
“미친 놈, 다시는 그렇게 바보처럼 살지마. 나도 그런 보물의 꿈을 꾼 적이 있어, 스페인의 어느 평원, 양치기들이 양떼를 몰고 와 종종 잠을 자던 다 쓰러져 가는 교회 옆 무화과나무 아래 보물이 숨겨져 있는 꿈을 ... 하지만 그런 꿈을 꾸었다고 사막을 건너는 바보는 없어” 
(이곳은 산티아고가 보물을 찾아 떠나온 그 고향마을이다)
산티아고의 병사들에게 연금술사로부터 받은 금덩이를 다 빼앗기고 난 후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피라미드를 바라보았다. 

피라미드는 조용히 미소를 보내고 산티아고도 미소를 보냈다. 
솟아오르는 기쁨, 이제 그는 자신의 보물이 어디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고향에 돌아온 산티아고는 낡은 교회 옆 무화과나무 아래서 옛 스페인 금화와 보물들이 가득 담긴 궤짝을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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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의 신화’는 자신이 항상 이루기를 소망해오던 바로 그것이다 
인생을 맛나게 하는 건 꿈이 실현되리라 믿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꿈을 꾸고, 지금도 피라미드를 향해 사막을 건너고 있지는 않을까? 

연금술은 자신의 보물을 찾아, 전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그런데 목숨을 잃으면 보물이 다 무슨 소용인가
사람들은 미래를 알고 싶어 하지만, 미래는 신께 속한 일이다. 
그러면 어떻게 미래를 짐작할 수 있을까? 비밀은 현재에 있다. 

현재에 주의를 기울이면 현재를 더 나아질 수 있게 하고, 현재가 좋아지면 다가올 날도 마찬가지로 좋아진다. 
현재가 바로 미래의 표지들인 까닭이다.
“이 순간을 즐기게, 그대의 마음이 있는 곳에 그대의 보물이 있다네"  
“사람이 어떤 일을 간절히 소망할 때, 온 우주는 우리가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네”

단순한 것이 가장 비범한 것이다
우리가 간절히 꿈꾸던, 많은 보물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르는 피라미드는 거대한 돌무더기에 불과하고, 누구도 자신의 정원에 그런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다. 
만물의 정기, 궁극의 힘을 깨달을 때, 긜고 간절히 기도할때 ... 우리 모두도 연금술사가 될 수 있다.
지금 내가 가진 것을 통하여 행복을 만들어 낸다면 '행복의 연금술사'
코엘료처럼 글로써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언어의 연금술사'
사막의 모래언덕은 바람에 따라 변하지만 사막은 늘 그대로인 것처럼, 
세상만물의 언어와 사막의 언어, 생명의 언어를 이해하고

 “마크 툽” 즉 '이미 신의 뜻에 따라 정해져 있는 거'라면 기꺼이 받아들일 때 우리는 '영혼의 연금술사'가 되는 것이 아닐까

"방에만 있지 말고 바깥바람도 좀 쐬고 오세요"
마누라 성화에 감지 않는 머리를 모자에 감추고 낙동강 생태공원으로 나간다
빠알간 노을이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서산에 굴러 떨어지려 하고 있다.
아무도 없는 강가 오솔길을 택한다. 

'사막의 언어'가 아니라 '강의 언어'를 듣고, '내 마음이 나에게 주는 말'을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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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시작하며 닉네임을' 앨커미스트'(Alchemist, 연금술사)로 했다가 '유초선생'으로 바꾸었다.
세상의 모든 문제나 일들을 혜안을 가지고 합리적으로 잘 풀어나가는 사람이다는 뜻이렸다. 
결국 자기도취에 빠지는 것보다, 유유자적하는 유초선생이 나와 더 맞을 것 같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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