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가 내리는 11월 첫날이다.
2024년 ... 봄이 오고, 여름도 왔다 가고, 어느새 가을도 깊어간다.
10월 중순까지도 날씨가 더워서 일까? 올해는 단풍이 그리 곱지가 않다.
단풍이 맑고 고우면, 사람도 단풍에 물들어 같이 맑고 고와지는데
칙칙한 가운데 잎을 떨어트리고 마는 가로수들을 보면 괜히 우울해진다.
나는 단풍, 그것보다 하얀 억새,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보면 더 견디지 못한다.
시를 읽어야 하고, 글을 써야 하고, 그리운 사람을 생각해야 한다.
후각이 약해 샤넬 향도 못 맡지만, 황토 빛 낙엽을 태우는 향기는 보이고 느껴진다.
맑지 않은 단풍 때문에, 비 때문에 .....
맑게 바스락거리는 ‘가을 폐인’이, 비에 젖은 낙엽같은 ‘가을 폐인’이 되는 건 아닐까?
10년 20년 전에 썼던 글들을 뒤져본다.
학창시절 한사람을 위해 수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그녀만을 위한 일기를 썼듯....
한땐 또 다른 그리움을 위해 마구 글을 휘적거린 적이 있었다.
예민한 촉수로 건드린 글이라 문장 하나하나에 간절함이 녹아 있고,
진심이었고, 기도였다.
발행되지 못하고 파일속에 남겨지고 만 글들....
난 거기서... 그.때.의. 진정했던 나를 발견한다.
비오는 11월 첫날
비를 만나기 위해 차를 가지고 간다.
아직 나무가 푸러서 .....
다행히 이 비에 나뭇잎이 다 떨어지지는 않을 것 같아.....
아직은 ... 고운 단풍을 기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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