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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내공》을 읽으며 ...

BOOK 적(積) 글적(積) (독후감)

by 유초선생 2024. 8. 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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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내공》을 읽고 있다.
돈을 벌고, 육체를 단련하는 외공(外功)도 필요하지만, 인생의 곡절에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아주는 것은 역시 철학과 내공(內功)이다. 

미국에 가면서 아들과 며느리에게 선물하려고 몇 권의 책을 샀지만, 공항 서점에서 조용헌의 「내공」이란 책 제목을 보고는 바로 구입했다.  

서른다섯, 이립(而立,30세)을 넘어 불혹(不惑,40세)으로 가는 중간 나이의 아들에게 열심히 돈을 벌고 회사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것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는 마음단련도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돈을 벌어 부자가 되는 것도 좋지만, 인생이 불안하지 않고 늘 행복하려면 ‘철학’과 ‘내공’이 필요하다. 
‘철학’은 인생관으로, 자신이 살아가는 목적과 삶의 방향을 분명하게 한다. 
‘내공’은 살아오면서 배우고 익히고 경험한 것들이 안으로 차곡차곡 쌓여, 마침내 그것이 실력이 되고 어떤 상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기운과 힘이된다. 

조용헌은 내공을 기르려면 독만권서(讀萬卷書) : 만권의 책을 읽고, 행만리로(行萬里路) : 만리를 여행하면서 보고 듣고 느끼고 시야를 넓혀야 한다고 했다. 
「내공」속에는 조용헌이 동서고금을 망라한 많은 독서량과 천하를 주유하며 얻은 지식, 지혜, 경험들이 가득하다.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시대를 앞섰던 사람들과 유명인들의 내공뿐만 아니라, 인간사가 이루어지는 처처와 사사(모든 장소와 하나하나 사건)에서 칼럼의 소재를 발견하고, 본인의 세상을 바라보고 대처하는 어마어마한 내공도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책을 읽었으면, 얼마나 많이 천하를 주유(周遊)했으면 전국방방곡곡 그 지역의 특색과 역사. 인물에 대해 저렇게 해박할까?

보고 듣는것 뿐만 아니라 만나 대화하고 혼자 산책하며 얻고 깨달고 삶의 지혜와 내공들.

무엇보다, 소 목차 하나에 절대 2페이지를 넘기지 않는 군더더기 없는 압축미가 있다. 한정된 페이지 안에서 중언부언 하지 않고, 머리떼고 꼬리떼고 미사여구를 동원하지 않는 압축된 글은 깔끔하고, 전달력도 뛰어나 수필처럼 책 넘김이 좋다. 

본인의 말처럼 엿가락처럼 문장을 길게 늘이는 것이 아니라 압착하고 압축해서 짜낸 참기름이다. 
나도 글을 쓸 량이면 이처럼 써야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조용헌은 ‘사주명리학’에 밝은 동양학자로, 소위 동양학에 관한한 강호(재야)의 고수다. 
학문의 깊이에 놀라고, 천하를 주유하며 얻은 폭넓은 경험에 또 놀란다. 
독만권서(讀萬卷書), 행만리로(行萬里路)가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서양철학은 단순하고 명쾌해서 좋고, 동양철학은 오래 달이고 깊이 있게 음미해야 제대로 된 약성과 맛이 우러난다.
한마디로 한약 같다. 

아들을 주려고 이 책을 샀지만, 사주명리를 포함한 동양학적인 요소와 한자어도 많아 젊은 아들이 읽기에는 아무래도 부담이 될 것 같아 내가 읽기로 했다.
그리고 매일 한포씩 한약을 먹듯이, 하루에 몇장씩 읽어 나가면서 그 내용들이 기억되고, 내공의 약성이 내 체질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주기를 기대한다.   

그동안 철학과 인문학책도 많이 읽었기에 나도 이젠 어느 정도 인생의 철학이 정립되고 내공이 쌓였다 싶은데, 아직까지 교만하고, 반응하고, 날카로운걸 보면 아직 먼 것 같다.   

작년에도 혼자 일본기차여행을 다녀왔는데, 이번 여름휴가도 3박 4일 동안 혼자 일본 맛집 여행을 다녀왔다. 
혼자하는 여행이 좋은 것은, 자신을 만날 수 있고, 자신과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이다.   

나를 완성에 가깝게 만들고, 내 안에서 맑은 소리가 나도록 자신을 달구고, 두드리고, 담금질 하면 좋겠지만 나는 구도자가 아니다. 구도자가 아닌데 굳이 도에 이를 필요도 없다.

독만권서(讀萬卷書) 좋아하는 책을 많이 읽고,
행만리로(行萬里路), 여행을 좋아하는 만큼 가고싶은 곳에 훌쩍 떠나 자신과의 대화를 많이 하다보면  온전한 나만의 철학과, 내공과, 통찰이 생기지 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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