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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서부 여행 : 자유와 여유를 배우다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4. 6.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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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초청으로 지난 주 미국 서부여행을 다녀와 오랜만에 컴퓨터에 앉았다. 
좀 낯 설다.
보여주기 위해 블로그를 시작한 것이 아니지만 방문객도 없고 뭔가 빈집 같은 느낌에 이게 맞나 싶다. 
괜한 조급함일까? 

사실은 이게 오히려 내가 바라는 것인지도 모른다. 
남의 관심을 받으면 글의 내용이 조심스러워지고 댓글에 신경 쓰는 것도 부담스럽다. 
그래서 이곳을 그저 나의 독백을 적는 곳, 글을 모아두는 곳으로 족한 것이다.  

미국 서부여행을 하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LA, 네바다 사막, 라스베가스, 후버댐, 아리조나 사막, 샐리그먼, 그랜드캐니언, 헐리우드, 샌디에이고..
어마어마한 광활한 대지와 다양하고 아름다운 자연 환경을 가진 미국
가도 가도 끝이 없는 사막, 바다를 따라 펼쳐진 멋진 해변, 키 큰 야자수 나무와 초대형 소철나무, 바로 눈앞에서 놀고 자는 물개와 갈매기 ... 
정말 축복받은 땅이고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였다.   

시민들 역시 여유롭다. 
외곽에서도 도심에서도 한가롭게 잔디에 앉아 책을 읽거나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 
정원을 예쁘게 손질하는 사람
굳이 차량을 세차하고 왁스를 칠해 삐까번쩍 광을 내지도 않는다. 
어떻게 보면 가장 자연을 닮은 삶을 사는 사람들인 것 같다. 

한국의 지하철 처럼 목숨을 건 출근전쟁도 없고, 하나라도 더 팔기 위한 호객도 없다. 
베이커리에서 긴 줄을 차분하게 행복함으로 기다리는 것은 당연하고, 빨리 비키라며 크략숀도 누르지 않는다. 
중고차 시장엔 2011년식 25만 km를 운행한 자동차를 운행거리가 작은 차라고 써 붙여두었다.

조급함이라고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고 굳이 남에거 보여주려고도 하지않는 것 같다.    

자유함 속에 이루어지는 차분한 질서,
그 가운데 또한 살아있는 탐험과 도전정신
미국은 도대체 어떤 나라고, 시민들의 사고방식 무엇이며, 삶에서 무엇을 중요시 하는 것은 뭘까?

그런데 .... 나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는가?
작은 일에 목숨을 걸고 아귀다툼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물며 이 블로그에도 글 하나를 더 올려보려고 마음에 없는 글을 올리고,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이런저런 투자 등에 오만 신경을 쓰는 건 아닐까?

(그 원인이 어디서 기인했는가는 모르겠지만)
나는 요즘 괜히 마음이 조급해진 것 같다
요즘같이 휴대폰 번역기가 좋고, 세계 공용어  바디랭귀지도 있어 기본회회 정도만 알면 미국,  중국, 일본도 얼마든지 여행할 수 있는데 이 나이에 굳이 스페인어도 도전하려 한다. 
결이 비슷하고 들국화같은 여자 친구를 꿈꾸기도 하고, 
퇴직 후 전원생활을 힐까싶어 준비한 부동산도 이래 저래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블로그에 정기적으로 글도 올려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감까지...

원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긴 하지만, 뭔가 자꾸 만들어내야 한다는 생각들이 스스로에게 족쇄를 채우는것 같다.      
그리고 그런 것들에 우선 순위를 두다보니, 언젠가 부터 좋아하는 책을 읽을 시간도 줄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이건 아니다.
머시 중한디 ....
따지고 보면, 객관적으로 전혀 부족함이 없는데 왜 스스로 쫓기고 조급해하고 여유롭지 못할까? 
'욕심'이다, 마음이 가난해서다.

이번 미국 여행을 통해 느낀 것이 있다면 
인생을 자유롭게, 여유롭게, 즐기며 살아야겠다는 것이다. 

마음 편하게 생각하자
돈이든, 공부든, 취미든, 하물며 이 블로그에 글을 올리는 것에도 목숨을 걸지 말자 

그게 머시라꼬 ... 아니면 말면 되지
내 마음 가는대로 하면 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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