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참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이다
이제 지칠 때도 됐는데 배움에 대한 열정도 그렇고,
(모두가 다 후회한다 하지만) 전원생활에 대한 꿈도 여전히 나를 설레게 한다.
다만 이전과 달라진 것은 절대 무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게 머시라꼬, 아니면 말면 되지) 번아웃 되도록 죽을 똥 살 똥 하는 것이 아니라 이젠 그것들을 취미삼아 가볍게 하다 보니 마음도 편안하고 즐겁다.
인문학이나 철학책을 읽으면 칡뿌리를 씹는 듯, 몸에 좋고 달짝지근한 맛이 우러난다.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단락을 끊어 정독하고, 가슴에 와 닿는 문장이라도 찾으면 연필로 밑줄까지 긋다보니 매 페이지 마다 밑줄과 메모낙서로 가득하다.
이렇게 밑줄을 그은 한자 한줄은 나를 맑게하는 샘물이고 보약이고,
나중에 짧은 시간에 핵심을 다시 찾을 수 있어 좋다
또 주말엔 산수경치 좋은 곳을 탐방하면서 거기에 나의 아지트를 짓고 유유자적하는 멋진 꿈을 그려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실제로 시골 전원주택 리모델링을 직접 내손으로 해보기도 했다.
물론 전문가가 아니기에 시간도 걸렸고, 마감도 매끄럽지 않았지만 상상하고 실행하고 그것에 혼을 불어넣는 작업
그럴때면 가슴이 뛰고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하고 싶고, 해도 해도 지치지 않고, 할수록 즐거워지는 일,
나의 열정을 다할 수 있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입할 수 있는 일, 내가 잘 할수 있는 일.
그게 바로 내게 딱 맞는 일이다.
돈이 되고 안되고는 다음 문제고, 사람은 팔자대로 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해야 후회없는 인생을 살 수 있다.
(내 아버지처럼 경제는 뒷전이고 글만 읽고 술만 좋아해서도 안 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그것들이 지금은 나의 삶의 철학으로 체화되었다.
이런게 다 운명이다.
그게 바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이기에, 나는 지금부터, 그리고 은퇴후엔 (돈벌이가 안되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일,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살려고 한다.
(남들은 피곤하게 산다 할지 모르겠지만) 잠이 안 오거나, 자다가 깨어 다시 잠들기 어려울때면 벌떡 일어나 1시간 정도 책을 읽으면 잠이 온다. 밤의 책은 수면제라 머리맡엔 항상 책을 두어야 한다.
그리고 주말이면 거실에 앉아 TV보는 것 보다 어디든 훌쩍 떠나는 것도 좋아한다.
내가 생각해도 역마살이 끼었거나 타고난 방랑끼가 있는 것 같지만 내 스스로는 좋은 취미를 가졌다고 생각한다.
다시 인생을 생각한다
YOLO, 너나 나나 한번뿐인 인생인데, 이 인생을 어떻게 살고 어떻게 만들어 가야 후회없는 내 인생을 살수 있을까?
지금껏 살아온 게 다 인생이지만, 내가 고민하는 건 앞으로 남은 노후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가다.
아들 딸은 자기 나름의 인생철학들이 확고해 자신들의 인생을 잘 살고 있고(난 자식들에게 뭘 하든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살고, 허투루 살지 말고, 매사에 열심히 살면 된다고 이야기 한다), 아내 역시 자기 삶에 충실해서 우리 가족은 굳이 서로 간섭하지 않는다.
아내가 해외여행을 가든, 동창회에 가든 따지지 않고, 아내 역시 나 혼자 해외여행을 하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말리지 않는다(단 하나, 나이 들어 자꾸 일을 벌리지 말라는 것뿐이다 ㅎㅎ).
거짓말 같지만 35년 넘게 살면서 한 번도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다. 그 이유가, 잘못해도 내가 잘못하지 아내는 잘못하질 않기 때문에 화낼 일도 없고, 화날 일이 있어도 참아주기 때문이다.
곰삭여 보면 이 모든 것이 감사하다.
자식에게 자산은 물려주지 못했지만 나와 아내의 삶을 통해 인생을 사는 법을 물려주었고, 자식들도 그런 것들을 아는것 같아 더 이상 걱정은 안해도 될 것 같다. 그저 각자의 삶을 잘 살면 된다.
대학에 설립된 공자아카데미와 다문화연구소간 MOU 체결식에 참석요청을 받았다.
내 주도로 다문화연구소를 만들기도 했고, 교회에서 다문화사역도 하고 있어 중국의 동양사상과 다문화는 나의 관심분야이기도 하다.
공자, 논어, 장자, 노자 .. 밑줄을 그으며 읽고 원문을 쓰기도 했다.
시대가 변했음에도 2,500년 전의 동양 사상들이 아직까지 우리 삶에 많은 지혜와 가르침을 주고 있는 걸 보면, 사상과 철학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고찰이고 변하지않는 삶의 지혜다.
개인적으로는 꼰대 같은 공자의 예(禮)와 인(仁) 보다는, '도가사상', '노장사상'이라 불리는 노자의 정치.처세술이나 장자의 자유정신이 더 마음에 든다.
그중에서도 사소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자연의 순리에 따라 너그럽게 자유롭게 살자는 장자의 '자유정신'은 제2의 인생을 사는 우리에게 더 많은 깨우침을 주는 것 같다.
젊은 시절엔 남자로서 대붕이 되어 구만리를 날아가는 큰 꿈도 꿔야겠지만, 나이가 들어선 작은 수풀 사이에서 폴짝 폴짝 뛰어다니며 자유함과 행복을 누리는 것도 우리가 선택해 볼 만한 삶의 철학이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그동안 신변잡기, 수필 위주의 글을 많이 올렸는데,
앞으로는 인문학과 동서양의 철학사상들을 고찰해 보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나눠보고 싶다.
건강하려면 잘 먹고 똥도 잘 싸야 한다.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도 있으니 개똥도 약에 쓰이는 모양이다.
개똥 철학이든 뭐든 누구나 자기 만의 세상 살아가는 철학이 있다. 그러나 이왕이면 어설픈 '개똥 철학'이 아니라, 진짜 우리를 건강하게 하고, 살이 되고 뼈가되는 제대로 된 삶의 철학을 가져야 한다 ..
나는 그것을 개똥 철학이 아닌 사람똥 철학 ... 즉 '人便(變)철학', (사람을 변화시키는 철학)이라 부르고 싶다.
나의 철학은 '유초의 인변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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