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맑은 주말 아침이다
주말이라 평소보다 1시간 늦게 알람을 맞춰놓고 월급쟁이 곤한 육신이 오랜만에 게으른 잠에 빠져있는데, 아침 햇살이 머리맡에 찾아와 잠을 깨운다.
“아직 자요?”
눈두덩에 환함을 느끼면서도 “....아직 알람이 안 울렸는데 ...” ??
온돌 매트의 따뜻함을 안고 예쁜 꿈속의 아늑함을 더 누리고 싶지만, 잠 뿌리가 쏙 뽑힌 개운함에 몸을 일으킨다.
9시 30분 .... ?? ...??
그러면 그렇지 ... 휴대폰을 바꾸고 알람 설정이 익숙하지 못해 주중에만 울리도록 해 놓았으니 오늘 아침엔 안 울릴 수 밖에 ... 덕분에 잘 잤고 자의로 깨어나기는 오래간이다.
거실로 나가니 블라인드 벌어진 틈으로 가느다란 햇살이 거실 깊은데 까지 막대처럼 비치고 있다. 햇살 줄기다.
블라인드를 걷어 올린다 ... 하나, 둘, 셋, 넷.
엄청난 수압을 견디며 갇혀있던 댐의 물들이 수문을 열자, 수압에 밀려 폭발하듯 물줄기를 쏟아내며 터져 나오는 것처럼, 아침나절 창 밖에서 기다렸던 햇살이 블라인드를 올리자마자 나의 온몸을 밀치고 들어온다.
아~~ 햇살 !
베란다의 나무들과 돌 호박에 키우는 꼬맹이 물고기 위에도 햇살이 비치자 모든 것들이 살아 움직인다.
바쁘다는 핑계로 눈길마저 주지 못했던 꽃나무들이 인사를 건내오고, 돌호박을 세너 번 두드린 후 물고기에게 밥을 주면 저렇게 좋다고 꼬리치며 오골 대는 모습에서 행복을 느껴본다.
가진건 없지만 지금 이 순간만은 세상의 누구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
커피 한잔을 태우고 아침 햇살을 즐겨본다.
아침 햇살 그리고 한 잔의 커피
오늘 아침 베란다엔 작은 행복들이 소복이 내려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