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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여행을 위해서

유초잡감

by 유초선생 2023. 11. 20.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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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내면의 나를 찾는, 올레길을 걷는 여행이 아니고
도시의 화려한 네온 불빛과 요란한 축제의 분위기에 정신없이 휩쓸렸다 온 여행 같은 것 말이다.

어제는 비가 내렸다.
차분히 내리는 비에 몸을 맡기고 사념의 머리 곱게 빗기우는 전나무를 보면서
요즘은 나의 삶이 많이 흐려져 있음을 느낀다.

언젠가 내게도 오지를 흐르는 여울 같은 맑음도
유년시절 까만 밤하늘의 별을 헤던 초롱초롱함도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젠 그런 맑음도 순수함도 없어진 나를 보곤 스스로 놀랄 때가 많다.

깊은 산속 풀잎위에 맺힌 이슬이 고요한 물위에 떨어지며 내는 또록 또록 맑은 음색같이
사람과의 만남이 투명하고, 삶이 투명해야 하고
깊은 우물을 회돌이 쳐 울리는 공명처럼
사람에게선 깊은 울림과 은은함도 있어야 하는데

난전에서 파는 값싼 장미 한 송이와, 처음 배우는 바이올린 깽깽이 소리처럼
감동도, 순수도, 준비도 없는 마음으로 그렇게 사람들에게 다가간 것 같아

돌아보면 한없이 초라하고 부끄러워서 말이다.

가고자 하는 길과 목표를 잃어버리고 혼탁한 급류 속에 떠밀려 간다는 생각.
사람의 내면을 읽지 못하고 외면적인 것에 얽매였던 일상

나는 과연 이웃에게, 세상에게, 자연에게 맑음과 따스함을 전하는 친구일까? .

다시 배를 모으고

내 본성의 진실함과 순수함이 남아있는 바다로 

다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해야겠다.

빈 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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