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에낀 푸른 녹 손과발로 닦아내고
심산옥수 씻은후에 청정명경 고쳐보아
티끌들보 내려놓고 하늘하나 되려오
헤친머리 누덕옷에 계절따라 변화하고
푸새엣것 근기얻고 약수에 정신드니
옥반가효 부럼없어 오늘하루 신선이라
하늘보고 웃고 땅보고 웃고
오르막에 엉금기고 내리막에 굴러서
토끼길도 한나절 노루길도 한나절
너도하루 나도하루 너도가고 나도가고
희노애락 세상만사 일장춘몽 아니더냐
너털웃음 터덕터덕 색불이공 공불이색
-------------------------------------------------
45년 전쯤의 묵은 노트 속에서 발견한 편지의 일부다.
스물 두세살, 고교를 졸업하고 막 직장생활을 시작한 놈이 무슨 고민(실연?)이 그리 많아서 이런 글을 썼는지 모르겠다.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지만,
편지에서는 인생의 허무를 이야기 하고, 시인의 길은 먼가? 누가 시인이 될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있었다.
그리고는 그런 주위의 연(緣)들을 조소하며 서글퍼했다.
찢어지는 가슴 아픔도, 하늘을 쳐다보면 흐르는 눈물도 다 내 탓으로 돌리고,
다시 주어진 삶에 충실하기로 다짐하며 편지는 끝을 맺는다.
“친구를 사랑함이 죄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면서 ...
젊은 날, 뻥튀기 한가마니 지고, 소주 2병에 오징어 한마리 구워 자주 친구 자취방을 찾곤 했다.
당시에는 그게 멋있어 보였고, 그런 친구를 반겨주니 진실한 우정이다.
그래서 나의 고민을 편지로 털어놓은 것 같고, 편지의 마지막 글을 보니 혹 친구에게 불편을 끼치는 건 아닌가 염려도 했던것 같다
휴대폰도 없던 시절이고, 이 편지가 노트속에 끼워져있는 걸 보니 ..... 이 편지가 발신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생각대로~, Do as I feel. (6) | 2025.03.17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