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읽었던 동양고전을 다시 꺼내 읽기 시작했다.
《그때 장자를 만났다》, 《장자, 차이를 횡단하는 즐거운 모험》,《논어》, 《노자 인문학》 《노자와 장자에 기대어》 .....
마키아벨리나 니체의 철학을 읽으면 너무 파격적이라 망치로 한대 얻어맞은 듯한 충격을 받지만, 동양 철학 특히 장자와 노자를 읽으면 맑고 깊으면서도 그 장엄함을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철학을 해야한다.
철학자만 철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같은 평범한 사람도 자기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기준과 원칙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철학이다.
60+의 시간은 세상의 유혹에 흔들리거나 쓸데없는 욕망에 사로잡히지 않는 자신만의 삶의 철학을 정립해야 할 시기다.
젊은 시절엔 열심히 배우고, 목표를 향해 거침없이 도전하고 노력해야 한다.
키를 키워나가고 체중을 불려나가는 외적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하지만 인생 후반기에 들어서는, 외형을 키워나가는 것 보다 내적인 단단함으로 채워야 한다.
내가 걸어온 길, 지나온 인생의 공과(功過)를 반추해 보고, 그것으로 나머지 삶을 위한 지표와 방향으로 삼아야 한다.
이때 필요한 것이 자신만의 삶의 철학이다.
인생 후반에 잘못되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물리적 시간과 힘이 없다. 그래서 어떤 유혹에 흔들려서도 안 되고, 태풍과 폭우와 한파와 폭염에도 견딜 수 있는 뿌리 깊은 나무,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깊은 우물같은 확고한 삶의 철학이어야 한다.
나는 그런 철학들이 동양고전에 녹아있다고 본다.
목이 마를 때 시원한 탄산음료를 마시면 금방 갈증이 가시고 목구멍이 뻥 뚫린다.
감기에 걸리면 주사를 맞고 감기약을 먹으면 금방 낫는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것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보약(補藥)을 먹는다.
신토불이(身土不二), 동양 사람에게는 양약(洋藥)인 서양철학보다, 한약(漢藥)인 동양철학이 체질에 맞는 것도 그것이다.
동양고전은 달지도 않고 톡쏘는 맛도 없다. 한 입에 배 부르거나 한 모금에 갈증이 가셔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장복(長服)하면 내 정신건강과 삶을 보(補)하게 만든다.
니코틴이나 카페인처럼 바로 중추신경을 자극하여 쾌락을 느끼게 하지는 않지만, 질리지 않는다.
그렇게 가꾼 몸은 어지간해서는 감기에 걸리지도 않고, 걸려도 금방 회복한다.
동양고전 속에는 삶의 지혜와 향기가 녹아 있다.
현실에 바로 접목해 볼 수 있는 지혜, 나를 성장시키는 자양분이고 폭풍우에도 휩쓸리지 않는 안전판이다.
사회를 아름답게 하고,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은은한 향기다.
소유보다는 만족하는 법, 내면의 평화를 얻는 법을 터득함으로서 스스로 행복할 수 있고,
권력과 겸손, 자연과의 조화를 이루는 철학이라 부딪혀 깨어지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한마디로 인간관계의 정수로써, 거기 인간과 사회를 둘러싼 통찰이 들어있다
그래서 동양철학은 2.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공감을 얻고 있는 것이다.
동양사상은 사회질서가 무너지고, 수많은 제후국이 패권을 다투던 춘추전국시대에 탄생했다.
춘추전국시대는 죽고 죽이는 전쟁과 살육, 패권을 잡기 위한 끝없는 경쟁과 약육강식의 시대, 사회적 가치관이 혼란스럽고 삶이 고통스러운 시대였다.
동양철학은 그런 혼란의 시대에,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정치와 평화롭고 조화로운 삶을 도모하기 위한 사상가들의 고뇌의 산물이고, 혼란 속에서 피어난 철학의 향연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의 모습도 춘추전국시대를 닮았다. 대 혼란의 시대다.
진실한 제자백가(諸子百家)도 리더십도 없다.
국민과 국가를 안정시키고, 상처를 치유하고, 보다 나은 미래로 이끌기 위한 고뇌도 철학도 없다.
정치가들은 있는데 정치는 없고 품위도 없다. 백가쟁명(百家爭鳴)만이 빈 깡통처럼 요란하다.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갈등을 조장한다.
차이를 존중해주고 공존하면 안될까?
좀 기다려주면 안될까?
말이 아닌것으로 말을 하면 세상이 좀 조용해지지 않을까?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는데 아직 영웅은 보이지 않는다.
동양사상의 대표적인 인물이 공자, 맹자, 노자, 장자다.
모두 기원전 6세기~5세기의 사상가들이지만 2,500년이 지난 오늘에도 그 혜안들은 빛을 발한다.
당신은 대붕이 되어 구만리를 날아가고 싶은가?
구만리를 날아가면 거기 뭐가 있는가?
내하내하(奈何奈何), 참으로 어찌하겠는가.
난, 이 가지 저 가지 폴짝폴짝 날아다니며 놀다가, 지치면 땅에 내려와 쉬어도 되는 참새로 살걸세.
발길 닿은대로, 마음 닿는대로 어슬렁거리며 소인삼락(小人三樂)과 소요유(逍遙遊)를 즐길걸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