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초잡감

비와 커피

유초선생 2025. 5. 16. 11:57

비가 내리는 주말 아침입니다
어둑한 하늘아래 고요히 내리는 비는 
무게중심이 낮은 깊은 침묵처럼
초점 없는 아득함 들을 심연의 바닥에 깔고 있습니다

창문을 통해 비치는 풍경들이 비에 얼룩져 아련합니다 
깊은 우물에 두레박을 내리듯
그리움인지, 기다림인지 먹먹한 그 무엇을 찾아보려고 
저기 기억의 끝이 닿는 곳 까지 그 깊이를 더해보려 하지만 
비에 젖은 카메라 앵글처럼 초점이 잘 맞아지지 않습니다

논문이라도 몇 줄 건지려 책상에 앉았지만
팽팽한 우산을 두드리는 빗소리 같은 여운들에
나는 또 비만 노래하고 있습니다.

거기도 비가 오나요?
당신은 무얼 하고 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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