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떠나는 시모노세키 초밥여행 (1)
나는 일본여행을 좋아한다.
가깝고, 편리하고, 안전하고, 환경도 좋고, 경제적이라 서다.
비행기로 1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고, 4시간정도 걸리는 쾌속선과 밤에 출발해 아침에 도착하는 밤배도 있어 가격과 시간대에 맞는 교통수단을 선택할 수 있어 좋다.
현지 대중교통도 편리하고 편의시설도 많아 불편함이 없고, 골목길을 혼자 걸어 다녀도 불안하지 않다. 잘 검색하면 호텔이나 음식 가격도 사고 사람들도 친절해 즐겁게 여행할 수 있다.
그런 느낌을 받는 데는 아무래도 내가 일본어를 좀 아니까 일본에 친근감이 가기 때문일 것이다.
그동안 가족, 친구, 단체 등을 통해 일본여행을 많이 했지만 최근엔 혼자 다니는 여행에 재미가 붙었다.
작년 4월엔 ‘북큐슈 기차여행’이란 테마로 혼자 후쿠오카-타케오-나가사키-쿠루메-히타-유후인-후쿠오카로 돌아오는 기차여행을 다녀왔고, 이번에 ‘초밥여행’이란 테마로 시모노세키-고쿠라-후쿠오카를 다녀왔다.
물론 또 혼자 떠나는 배낭여행이다.
일본은 초밥의 본고장이다.
그중에도 시모노세키 카라토시장 초밥은 기타규슈지역 여행기나 유튜버들의 소개에서 빠지지 않는 곳이라 꼭 한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었다.
사실 작년 기차여행 때 시모노세키에 가서 초밥을 먹고 오려고 했다.
쿠루메에서 유휴인으로 가다가 아마가세의 멋진 풍경을 보려고 ‘히타’역에 내렸는데, 내려서 보니까 유휴인 쪽으로 가는 열차가 두 편이나 결행하는 바람에 시모노세키 일정을 맞추지 못해 다음에 가기로 했던 그 여행의 일환이기도 하다.
블로그를 시작하고 이런저런 잡감과 여행기를 올렸지만 나는 아날로그라서 글과 사진만 몇 개 올렸다. 그러나 앞으로 제대로 된 블로그를 운영하려면 다양한 콘텐츠도 필요할 것 같아 이번 여행 땐 동영상촬영기 오즈모 포켓2도 구입했다.
물론 휴대폰으로도 동영상촬영이 가능하지만 부피가 크고 매번 켰다 껐다, 셀카봉에 끼웠다 뺐다 하는 것이 번거롭고, 남들의 시선을 받는 것도 부담스럽다.
반면, 오즈모 포켓은 크기가 아주 작아 휴대하기 편리하고 촬영해도 남들이 잘 알아보지 못한다.
또 하나, 여행기를 적으려면 그때그때의 느낌이나 여행기록을 매번 노트에 적어야 하는데, 기록하는데 신경쓰다보면 제대로 된 여행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동영상 촬영기를 이용하면 영상과 함께 음성녹음도 가능해 현장의 모습과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 할 수 있고, 노트 메모를 대신 할 수 있어서 좋다.
이번 여행의 목적은 초밥여행이다.
초밥여행이라고 해서 무슨 초밥을 탐방하고 연구하러 가는 것은 아니고, 그냥 가라토시장 초밥이 맛있다 하니 초밥 먹으러 떠나는 것이다. 물론 글감을 얻기 위한 것도 있다.
동양강호학자 조용헌은 글감을 얻기 위해 방대한 독서와 주유천리를 하며 사람을 만나 채담하고, 중국의 문장가는 길가에 전을 펴고 자나가는 사람에게 술을 대접해가며 글감을 모았다는데 이런 초밥여행도 글감을 얻기에는 좋은 여행이다.
여행계획을 짤 때 우선 고려해야 할 사항은 시간계획이다.
특히 직장인들은 휴가기간이 한정적이라 거기에 맞추어 항공편(교통편)과 여행지를 선정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는 여행목적. 비용. 편의성을 고려한 숙소와 이동수단 등의 결정이다.
이를 감안해 이번 여행은 금요일 밤 부산에서 부관페리를 타고 아침에 시모노세키에 도착 – 카라토시장 – 모지코 – 고쿠라 탄가시장 – 후쿠오카 완간시장 – 쾌속선 비틀을 타고 월요일 저녁에 부산으로 돌아오는 일정으로 정했다.
숙소는 부관페리 선내 1박, 시모노세키 1박(웨스트 워싱턴 호텔, 조식포함 6만원) , 고쿠라 1박(리틀아시아 고쿠라 게스트하우스, 조식 미포함 2만원)으로 하여 하나투어에 예약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인데 굳이 비싼 호텔을 예약할 필요가 없다. 호텔 부대시설을 이용할 것도 없고 잠만 자고 나오는 게 전부이기 때문이기 때문에 6-8만원 정도의 비즈니스호텔이면 충분하다.
다만 근처에 아침을 해결할 만한 식당이 없으면 조식이 나오는 호텔이 좋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것은 이런 숙박시설도 경험해 보기 위해서다.
앞으로 해외여행을 자주 가고, 체류 시간도 길어질 텐데 늘 호텔만 이용할 수는 없지 않은가?
배편은 ‘부산-시모노세키’ 부관페리 승선권은 쿠팡에서 59,900원에 예약했고(부관페리 직접 예약시 95,000원). ‘후쿠오카-부산’ 배편으로는 하카타에서 3시에 출발하여 7시쯤 도착하는 쾌속선 ‘비틀’을 40,000원에 예약했다.
귀국 후 다음날 일정이 있어 저녁에 도착하는 배편을 예약했지만, 왕복에 69,000원 하는 승선권도 있으므로 시간의 여유가 있으면 왕복승선권을 구입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이제 기본적인 배편과 숙소예약이 끝났으니 가.볍.게. 떠나면 된다.
이번 여행 목적이 초밥투어인 만큼 일본음식과 초밥에 관한 일본어도 미리 공부해 둔다.
참돔(마다이), 전갱이(아지), 지느러미(엔가와), 아와비(전복), 날치알(토비코), 게 내장(카니미소), 한치(야리이까), 닭새우(아마에비), 키조개 관자(타이라가이), 회덮밥(카이센동), 등푸른 생선(히카리모노), 야키토리(닭꼬치), 오토오시(기본안주), 호루몬(곱창), 쫄깃쫄깃(시코시코), ....
술로는 나마비루, 하이보루, 쥬하이, 사와 ...
얼마나 먹으려고 ㅎㅎ 이참에 일본어 공부도 하는 것이다.
여행은 가벼워야 한다.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벼워야 한다.
혼자 떠나는 여행에 캐리어는 짐이다. 적당한 크기의 배낭하나와 간단한 소지품을 넣을 미니 크로스백에 편한 신발하나 신으면 발걸음까지 가볍다.
배낭은 지난 6월 미국에 갔을 때 샘소나이트에서 장만했다.
해외여행 다니려면 적당한 크기에, 디자인도 멋있고, 수납공간도 많은 제대로 된 백 팩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미국 샘소나이트 매장에서 발견하고는 바로 구입했고, 묻힌 손에 쿠션좋은 스케쳐 신발도 구입했다.
7월 26이 드디어 출발일이다.
(2편에 계속...)